개 같은 나의 인생

개 같은 나의 인생
★니키★ | 2004·03·31 01:13 | HIT : 88 | VOTE : 3 |

3월 봄 날씨를 느끼며 장흥으로 향하는 나…. 날짜는 14일…

전날에 일본에서부터 절친하게 지낸 분이 신비로 동호인과 같이 용인민속촌에 사진도 찍으면서 놀자고 제의를 해왔다.. 그러나 나는 오토바이를 타기 위해 장흥 송그래미로 향했다… 아무래도 나는 오토바이 쪽이 더 어울릴 듯해서 결정을 그렇게 내렸다… 여러 사람들과 라이딩을 즐기며 자연의 바람을 맞는 것도 너무 즐거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날 나의 다리가 망가질 줄은 몰랐다… 날씨가 풀린 장흥의 땅은 엔듀로를 즐기기에는 질퍽하지도 않은 딱 좋은 상태였다…

오토바이와 함께해온 인생… 아무도 모르겠지만 나는 오토바이를 사랑한다… 그 이유는 정말로 나를 알아주는 것은 그 무엇도 아닌 오토바이이기 때문이다… 오토바이 또 다른 이름 모터사이클…. 그는 나를 위로해줄 줄 안다…. 그리고 느지막히 나를 바라본다…. 좀 더 좀 더 자신을 멋지게 다뤄달라고…. 그는 멋지다… 그리고 내가 선택한다….

어렸을 때부터 혼자 지내온 나는 지금까지 외로움, 슬픔, 분노, 사랑, 배신을 혼자 현실과 싸워가며 배워왔다… 하지만 어린 나에게는 너무나도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남들과 달리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자란 나는 혼자 사는 법을 배워야 했다… 세탁과 밥하는 법… 후후… 이런 건 자신이 먹고사는 문제일 뿐이다… 진짜 세상은 힘들고 어려운 법… 오직 내 편은 없었다…

나를 대변해주고 보호해줘야 할 부모님이 곁에 없으니 항상 폭력에 시달리고 멸시당하며 살아왔다.. 계단에서 굴러도 보고 화장실에서 맞아도 보고 집단폭력에 맞아도 보고 깡패에게 맞아서 중이염도 앓아봤다.. 생일날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서 비상금을 털고 밥을 사 먹다가 들켜서 친구한테 배신이라는 이유로 맞고.. 이젠 정말 폭력이 싫다… 항상 머물 곳이 없어서 직장에서 잘리지 않을까 눈치를 보고 몸이 아프지 않을까 신경 쓰고…

필자가 아직도 머릿속에서 없어지지 않는 이야기를 적어볼까 한다.. 아마도 90~91년도쯤일 것 같다… 이때 나는 면목동에서 오토바이가게에서 기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곳저곳 떠돌던 나는 거래처 윤하 보링기공사에서 일하시던 분한테 소개를 받아서 면목동에 막 개업한 가게로 소개를 받은 것이다.

월급은 처음에 35만원 이야기를 했으나 25만원을 받기로 하고 숙식은 가게 한켠에 간이로 마련된 방을 쓰기로 했다.. 하지만 사장과 같이 머물게 될 줄은 몰랐다… 그때 나이 32살의 젊은 사장…. 이젠 40이 넘었겠군… 시골에서 상경해서 오토바이가게에서 일하며 기술을 배워온 그는 가게를 개업하면서 집안에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았다..

아차….. 서론이 너무 긴 것 같다… 그때 사정은 이쯤 해두고…. 지금까지 잊지 못하는 기억은 취직한 지 한… 3~4개월쯤 되었을 때 이야기다…

일요일 날 친구들과 놀다가 저녁 늦게 숙소로 오토바이를 타고 귀가하던 중 중랑구 지하차도쯤 갔을 때였다… 비가 갑자기 오던 날… 비에 흠뻑 젖어가며 지하차도로 진입하던 중 연료가 다 되었던 것이다… 재수가 없게 귀가 중 갑자기 비가 내리질 않나 연료가 끊기질 않나… 새벽쯤 되던 시간이라서 참 난감했다….

그래도 근처에 슈퍼가 보여서 그곳까지 끌고 갔다.. 노란색 지포라이터 기름 2통을 사서 넣고 시동을 걸어보니… 걸린다…. 하지만 슈퍼까지 오토바이를 끌고 온 터라 힘이 들었다…. 헉헉거리는 숨소리를 뒤로 안도의 한숨을 돌릴 때쯤 가다가 또 오토바이가 서 버렸다…. 아마도 아까 넣은 비상연료가 모자라서이리라…. 숙소까지 거의 왔는데…… 그래서 오토바이를 끌고 가기로 했지만 시동이 걸리지 않은 오토바이는 너무나 무거웠다…

비와 땀으로 범벅이 된 채로 도착해서 옷만 벗고 바로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까지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가게 문을 열려고 눈을 떴을 때 난 이미 내가 감기몸살에 걸린 걸 알았다…. 제길…. 안 그래도 잔소리가 많고 참견이 많은 사장이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둘 리가 없었다… 비가 오는 날에는 유난히도 타이어가 펑크가 나서 오는 손님과 시동이 안 걸려서 오는 손님이 많다…. 아침부터 비실비실거리는 나를 보며 늦게 나온 사장이 한마디 한다….

“너 뭐 하다가 감기 걸렸는데…..??”

나는 어제의 일을 알려줬다…. 그러자 화를 많이 낸다…. 휴일 날 왜 나가서 감기나 걸리고 오냐고….. 그러면서 말한다.

“목욕탕에나 가서 씻고 잠이나 자고 와…!!”

몇 번인가 거절을 했지만 가게에서 비실거리는 거 보기 안 좋다고 한숨 자고 오라고 했다… 평상시 같으면 계속 거절을 하겠지만 이번은 몸이 말이 아니게 아팠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은 혼자 있을 때 아픔을 아는가???

아픈 사람은 돈이 아닌 약이 필요하다… 그리고 관심이 필요하다…. 예전에 일했던 곳의 사장은 며칠 감기로 끙끙 앓던 나에게 3000원을 던져주며

“약이나 사 먹어….!!!”

라고 했던 일이 있었다….. 말조차 하기 힘들었던 나는 소리 없이 누워서 울기만 했던 적이 있다…… 그때 나는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나는 감기약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런 기분을 그대들은 아는가???

아무튼 나는 더 이상 거절을 못하고 가게 앞에 있는 목욕탕에 가서 몸을 씻는 둥 마는 둥 하면서 휴식실에 가서 눈을 붙였다…. 얼마쯤 시간이 흘렀을까?? 누군가 내 눈 위에 있던 타월을 걷어내고 이렇게 말한다…

“이 새끼 봐라 여기서 뭐 해?? 아주 잠을 자는구만 잠을 자….!!”

앗….!! 사장이다…. 그런데 뭐라고 하는 거지???

“너 이 새끼….. 빨리 가게로 올라와…!!!!”

잔뜩 화가 난 목소리다…. 도대체 내가 뭘 잘못을 했단 말인가? 혼자 아픈 몸을 이끌고 가게로 올라가면서 내내 생각을 했다…

가게에 도착을 해보니… 나와 제일 친한 손님분이 와 계셨다…. 도착하자마자 들리는 소리…..

“이 새끼야!! 거기서 뭘 하는 거야? 씻었으면 바로 와야지 잠을 자??”

옆에 있는 손님한테도 말을 건넨다….

“이 새끼가 목욕탕에를 보내 놨더니 거기서 잠을 자요… 이 미친 새끼가…”

안 그래도 전부터 말하고 하는 행동이 너무도 달랐던 사장의 행동이 맘에 안 들었던 나로서 이번 행동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되었다…. 자기가 보기 싫다고 자고 오라고 했으면서…..

“사장님이 자고 오라고 했잖아요… 그래서 자고 빨리 오려고 했는데…”

그러자…

“이 새끼야 내가 자고 오라고 한다고 진짜 자고 오려고 했어? 이 미친 새끼야??” “아무래도 넌 안 되겠다…. 오늘부로 그만둬라 보따리 싸라…!!!”

너무나 어이가 없는 상황….. 밖에는 비가 오고 갈 곳은 없고…… 몸은 아프고…. 그리고 사장은 그만두라고 소리친다….. 나가란다……. 나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말했다….

“알았습니다… 월급이나 주시죠….”

그러자 나와 친했던 그 손님이 나를 말린다….

“그냥 잘못했다고 빌어…… 응?? 그냥 빌어…. 지금 어디로 갈 건데??”

사장이 이 말에 더욱 분위기를 탄다….

“냅둬요…!!! 저 새끼는 데리고 있어 봐야 쓸모가 없는 새끼예요….” “그러지 말고 나 돈 좀 빌려줘요…. 저 새끼한테 돈 줘 버리고 보내 버리게…”

결국 나는 비 오는 거리로 내쫓긴다… 나의 재산 목록 1호인 오토바이와 시드니 셀던 전집 2BOX 그리고 야시카 카메라 한 대 또 하나는 라면 박스에 넣어둔 작업복….. 이것이 나의 모든 것이다….. 짐을 오토바이 뒤에 실어 놓고 보니 박스로 3박스 정도 된다…. 비에 젖으면 안 되는데….

아슬아슬하게 실어 놓은 짐을 걱정하며 우선 약국에 갔다…. 감기약을 사기 위해서다…. 오토바이를 세워두고 약국 안으로 들어가자 밖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린다…. 오토바이에 실어 놓은 짐이 무거워서인지 밖에 세워둔 오토바이가 쓰러져 버렸다… 덩달아 뒤에 실어 놓은 짐이 비에 젖어 눅눅해진 박스가 사방에 뿌려진다….

음…..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이와 같은 일은 말도 못하게 많았다… 장흥 투어 중 다리를 다쳐서 무릎 전방 십자 인대가 파열되었고 혼자 병원을 가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오늘로써 무릎 인대 수술 2주째…. 아무도 나를 보러 오지 않는다….. 나는 아프다….. 다리가 아픈 것이 아니다…. 나는 지금 마음이 너무도 아픈 것이다…….

그러나 남들은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러게 오토바이는 왜 타서 다쳐? 이제 그래도 오토바이 탈 거야?” “응….. 빨리 나아서 또 멋지게 타야지…”

미친놈…..

나는 미쳤다….. 그러나 나에게 말하는 자들은 한 번도 미쳐보지 못한 사람이다…. 난 사람에게 미쳐봤고 기계인 오토바이에 미쳤다… 그리고 사진에 미쳤다…. 난 더 미칠 것이다…. 적어도 그는 나에게 기쁨을 많이 주었기 때문에 외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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