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투싸이클…..엔진….

문득 뒤를 돌아보면 어느덧 날씨는 차가워지고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코끝에 불어오는 바람이 차갑게 느껴지는 계절이지만, 오프로드 중에서도 특히 엔듀로는 이런 날씨가 더없이 라이딩을 즐기기에 좋습니다.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을, 엔듀로가 아니면 특별히 산을 오를 기회조차 없는 사회인들에게는 가을 정취를 느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이젠 산으로 가나 경기장으로 가나 흔히 보이던 경기용 오토바이에도 전부 4행정 엔진을 장착한 모델들만 보입니다. 시대가 흘러 환경이 어쩌고저쩌고 하는 시절까지 왔으니 정말 좋은 시대입니다. 제가 처음 4행정 모토크로스 머신을 본 것이 96년도 일본에서 슈퍼크로스를 관람할 때인데, 야마하에서 4행정 YZF400을 처음으로 선보인 날입니다.

공식 석상에 나온 4행정 YZF400의 관건은 슈퍼크로스 경기장의 핵심인 ‘3단 점프’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였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쉽게 3단 점프를 넘어가고 워시보드(Washboard)를 휙~ 휙~ 지나가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아마도 앞으로 다가올 지금의 현실을 예견했던 것 같습니다.

불과 우리나라에서도 3년 전만 해도 많이 보이던 2행정 엔진의 앵앵거리는 소리는 점차 줄어들게 되었고, 중고 매물이나 새 차를 구입하려는 유저들도 셀 버튼이 달린 엔듀로 머신을, 그리고 4행정 250~450까지의 모토크로스 머신을 구입하려고 합니다. 지금은 4행정 엔진의 시동성이 용이해져서 구입에 망설임이 없지만, 2001~2003년도까지 우리나라 유저들의 생각에는 “4행정은 시동성이 안 좋다!”, “무겁다”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에 구입을 꺼려했었습니다. 기술이 발전해 온 덕분에 시대적 혜택을 받는 우리 오프로드인들은 운이 좋은 거지요.   그러나 모든 것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어서 4행정의 단점 또한 많이 있는데, 어지간한 유저님들은 잘 모르고 운행하시는 경우가 허다해 보이더군요. 현재 나오는 4행정 엔진 기관은 매우 고정밀, 최신 설계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소유하고 계신 오너들도 관리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알고 계시는 “4행정 엔진은 수명이 2행정보다 길다”라는 점은 매우 틀린 생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엔진 오일 관리가 엉망인 차량을 아무 생각 없이 외관상 깨끗하다는 이유로 인수하게 되면, 당장에 엔진 수리비용만으로 몇백만 원은 들어가게 되어 있으니까요. 엔진 구조가 복잡한 4행정 엔진은 2행정보다 부품도 많이 들어가고 분해 조립이 까다로운지라 공임도 만만치 않습니다. 더욱이 슬픈 일은 우리나라에서 경기용(오프로드) 머신을 제대로 이해하고 정비를 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4행정 엔진은 환경친화를 목표로 만들어 판매되고 있지만, 배출가스의 친환경은 이뤄질 수 있겠으나 배기 소음은 어쩔 수 없는 문제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문제화되지 않고 있지만, 가까운 일본에서는 소음 규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용 차량이라고 해도 소음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차량은 시합 출전 자체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2행정의 하이톤 소음과 완전히 차별화된, 저음과 중음이 섞인 4행정 소리가 더 멀리 퍼져나가기 때문이죠.   또 소모품의 경우를 들 수 있는데, 4행정 엔진은 원리상 2행정 기관보다는 엔진 자체의 “열”이 많이 발생합니다. 그런 가운데 최고의 컨디션으로 최고조의 RPM을 올려서 다니는 경기용 4행정 엔진은 엔진 오일이 금방 산화되고 점도가 묽어집니다. 요즘 DOHC 엔진으로 설계된 4행정에는 티타늄 밸브를 채용하여 고성능으로 작동되게끔 되어 있으므로 엔진의 최적 컨디션 유지는 필수입니다. 흔히 알고 계시는 티타늄 밸브는 사용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모토크로스 머신을 기준으로 9시간가량 주행 후 교환하는 것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저는 또 “4행정 엔진은 머플러 시스템 교환이 필수이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조금 난해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사실 일제 오토바이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어떤 인종이 다뤄도 문제가 없도록 평범하게(Normal) 만들며 어떤 규제와 기준에도 잘 맞게 설계되었습니다. 특히 소음에 관한 한 더욱 문제없이 만들어 놨기 때문에, 순정 일제 머플러는 가격도 비싸고 무거우며 배기가스가 제대로 배출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판매 당시의 세팅 조건이라면 문제없지만, 성능상의 이유로 엔진에 걸려 있는 리밋을 커트한다든지 연료를 과잉 공급하게끔 세팅했다면 100%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뭐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차이가 크기 때문에 강요할 부분은 아닙니다만, 잘 모르겠으면 그냥 산 그대로(새 차 기준) 타고 다니세요.   세계에서 가장 먼저 4행정 엔진을 레이스 용도로 만들어낸 유럽제의 경우, “유로”라는 환경 기준을 통해 배기가스가 매우 깨끗합니다. 그런데 그런 유럽산 바이크를 우리나라에서 운행하다 보면 문제가 하나둘 생기는데, 현재 우리나라의 연료가 문제입니다. 일반적으로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가솔린은 ‘보통 휘발유’인데, 이것은 예전 우리나라의 ‘무연 휘발유’ 기준으로 납 성분을 없앤 친환경 연료이지만 우리 선수들이 쓰기에는 맞지 않습니다.

레이싱 연료를 구하기 힘든 현 상황에서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고급 휘발유”를 통에 사서 항상 비축하는 것이 엔진 수명과 컨디션에 도움이 됩니다. 일제차와 유럽산 모두 고급 휘발유를 사용하지 않으면 4행정 엔진에는 미세한 노킹(Knocking)으로 진동이 생겨 언젠가 엔진이 쉽게 망가져 버립니다. 특히 공연비가 맞지 않을 때는 더욱 문제입니다.   보시다시피 2행정 엔진 오토바이를 탈 때는 그저 연료에 믹스용 엔진 오일을 섞어서 사용하다가, 교환 주기가 되면 플러그, 피스톤, 링 순으로 교환만 하면 그저 재미있게 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4행정은 세팅값도 많이 다르고, 정밀해진 헤드 쪽과 밸브 시스템에 의해 전기 타이밍과 연료라는 최적의 세팅을 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더욱이 인젝션 오토바이가 시판된다면 그 편리함 뒤에 숨은 원리를 배우지 못할 경우, 오토바이를 세팅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망가뜨리게 될 것입니다.   쭉 나열하고 나니 정리가 잘 안 되었는데, 저의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며 마무리 짓겠습니다. 2행정 엔진은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만큼 배기가스가 더럽지 않습니다. 문제는 오일이었습니다만, 오일 성분도 기술 개발로 인해 점차 식물성화되며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아직은 2행정의 매력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지요. 가장 기계적인 머신을 타고 원초적인 오프로드를 즐기는 행복을 많은 분이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또 4행정 엔진 머신을 소유하고 계신다면 제발 좋은 엔진 오일로 자주자주 교환해서 타주세요. 그리고 스파크 플러그 교환도 자주 해주셔야 합니다. 게으름으로 인해 더러워진 에어크리너로 숨쉰 엔진에, 때 묻은 플러그를 바꿔줌으로써 엔진의 폭발력이 살아납니다. 예전의 옥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소리를 내던 2행정 엔진의 부활을 보기엔 힘들겠지만, 아직도 그 시절의 향수에 젖어보는 니키입니다. 그러면 또 주절주절 떠들 때까지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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