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DA의 진로?

http://www.honda.co.jp/motor-lineup/index.html 우선 위 혼다 공식(일본) 페이지를 봐주세요.

일어로 되어 있어서 좀 답답한 감이 있겠지만, 오프로드 모델 및 몇몇 스쿠터 배너 위에 **”생산 종료(生産終了)”**라고 한자로 적혀 있습니다. 혼다는 일본 오토바이 역사를 이끌어 온 주역이며, 전 세계 오토바이 인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온 것이 사실입니다.

창업주 “혼다 쇼이치로”가 전쟁 중 아내를 위해 자전거에 엔진을 얹은 것이 시초가 되었듯, 혼다는 오토바이 역사 그 자체에 큰 획을 그어왔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혼다가 마니아들 사이에서 수군거리게 만드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그동안 CB 시리즈, CUB 시리즈, CR 시리즈 등 불후의 명작을 탄생시켜 왔지만, 요 몇 년 사이 혼다는 오토바이 개발에 예전만큼 힘을 쏟는 것 같지 않습니다. 마니아들의 기대에서 점차 멀어져가는 느낌마저 사람들 입에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혼다는 경차와 경트럭을 시작으로 자동차 시장에서 엔진의 신역사를 만들어 왔습니다. F1 참전에도 수조 원을 쏟아부으며 무적의 이미지를 굳혔고, 미국에서는 “어코드”로 신화 창조를 해냈죠.

문제는 그 과정에서 혼다가 오토바이 이미지를 슬슬 벗어나고자 한다는 것입니다. 소위 말해 돈도 안 되고 말도 많은 이륜차 시장에는 구색만 갖춘 모양새가 되어가는 듯하여 씁쓸한 뒷맛이 느껴집니다. 혼다의 수석 레이스 교관인 “타무라” 씨 역시 저와 의견이 일치했는데, 이는 일본 내에서도 누구나 알만한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하더군요.

오토바이 역사 50년을 이끌어온 혼다가 이제는 자동차의 고급 브랜드화에만 매진하고 있습니다. 경쟁사인 도요타나 닛산에 비해 부족했던 고급차 라인업을 보강하려는 전략이겠지요. 하지만 오토바이로 먹여 살려준 마니아 유저층들의 시선이 고와 보일 리가 없습니다.

저 또한 혼다를 사랑하던 유저로서 섭섭함을 감출 길 없는데요. 시대가 점차 이륜차를 사각지대로 몰아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특히 CRM 시리즈 이후 명맥을 이어오던 XR 모타드까지 ‘생산 종료’ 배너가 붙은 것을 보니, 마치 세상의 오토바이가 전부 사라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륜차 시장의 침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합니다. 2행정 엔진의 종료 이후 시장은 예전만큼 자생하지 못했고, 중국산 카피 제품들의 범람도 한몫했겠지요.

며칠 전, 태국 슈퍼크로스 경기에 다녀온 일본 지인과 긴 통화를 했습니다. 그는 한국의 이륜차 문화를 많이 걱정해 주었습니다. 특히 아시아 모토크로스 시합에 한국만 참전하지 않은 것에 대해 섭섭함을 표하더군요.

그러면서 그가 전해준 태국 시합의 분위기는 놀라웠습니다. 일본보다 훨씬 열정적이고 활기찬 경기였다고 합니다. 신차와 멋진 의류, 그리고 프로 의식으로 똘똘 뭉친 그들의 모습에 지인은 감탄했습니다.

참고로 태국은 오토바이 수입 관세가 100%에 달해 가격이 엄청나게 비쌉니다. 헬멧 하나에 80~90만 원을 호가하는 열악한 환경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멋진 게임을 해내는 그들이 무섭게 느껴집니다.

태국 정부가 앞으로 관세율을 낮춘다고 하니 그 열기는 더 뜨거워질 것입니다. 우리도 분발하지 않으면 골프를 치러 태국에 가듯, 오토바이를 타기 위해 태국으로 떠나야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앞날을 걱정하는 -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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