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모토 관람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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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9월4일 작성한 이윤훈niki 본인의 생각을 적은 글입니다.

2007년 6월 첫째 주에 있다던 ‘전일본 모토크로스 3전 구마모토 경기’를 보러 니키가 다시 한번 일본으로 향하였습니다. 서울에서부터 KTX를 이용해서 3시간 정도 지나면 말투와 분위기가 사뭇 다른 도시에 도착하게 됩니다.

사실 비행기를 이용하면 굉장히 편하고 빠르면서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구마모토 경기장은 일본의 상당히 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부산과도 쾌속선을 이용하면 불과 3시간 만에 도착하는 거리기에, 비행기보다는 여행 같은 분위기를 즐기면서 이동할 수 있는 기차와 배를 이용합니다. 부산에서 후쿠오카행 배를 예약하고, 하루에 6편이 있는 쾌속선은 정말 일본을 가깝게 만들어 주는 고마운 이동 수단인 것 같습니다.

벌써 구마모토 시합 관람만 이번이 두 번째… 부산에서 출발하는 분위기가 벌써 어딘가 모르게 섬으로 이동한다는 느낌을 주고, 옆집 아저씨 같은 일본 사람들이 간단한 관광을 마친 듯한 짐을 들고 일본어로 뭐라 뭐라 하는 것을 보면 정말 재미있는 광경입니다.

배편에 몸을 싣고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맥주 한 잔을 즐기는 여유로움을 만끽할 무렵, 옆자리에 있는 한국 남자가 말을 걸어오는군요. “스미마셍~ 칸코쿠진 데스카?(실례합니다, 한국인이세요?)” ㅋㅋㅋ 일본어로 물어오는 사람에게 “네, 한국 사람입니다”라고 말하니 너무나 놀라더군요! 옆자리에 있던 이 친구는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를 얼마나 돌아다녔는지… 여권에 안 가본 나라가 없더군요. 제가 제일 가보고 싶어 하는 “이집트”까지 말이죠. ^^*

후쿠오카 배 터미널인 하카타항에 도착을 하니 벌써 옆자리에 있던 친구를 알아보는 승무원이 있더군요. 얼마나 돌아다녔길래… -_-;; 하여튼 이 친구 덕분에 하카타 지리를 잘 모르는 저를 이곳저곳 안내해 주며 싸고 맛좋은 “스시” 집을 소개해 준 덕분에, 질 좋고 맛있는 스시를 배불리 먹고 오는 즐거움도 함께했습니다.

그 친구와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저를 경기장까지 안내해 줄 “미에다 후미아키” 씨가 차를 가지고 시내까지 마중 나와 주었습니다. 물론 제가 너무너무 만나고 보고 싶었던 후미아키 씨의 따님 “치히로”도 같이 왔습니다. 고맙게도 작년에 몇 번 본 것뿐인데 치히로는 저를 아주 잘 기억해 주었습니다.

구마모토 경기장에 도착하자 낯익은 얼굴들도 보입니다. 저녁 늦게 도착하였지만 경기장 주차장 안에서 취식을 하며 “아웃도어”로 자신만의 패독을 만들어 지내기 때문에, 너무 늦은 새벽만 아니라면 아침에도 저녁에도 계속 볼 수 있습니다. 경기장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운다는 것은 너무나 즐거운 일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번 경기를 마지막으로 구마모토 경기장이 폐쇄된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구마모토 경기장의 원래 소유는 HONDA 구마모토 공장이기 때문에, 공장 확장을 이유로 부지가 부족해졌다고 하더군요. 덕분에 이번 경기장 부지 안에는 공장 건물이 들어섰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소유자의 마음대로 용도를 바꾸는 것을 막을 수는 없겠지요…

구마모토 경기장에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한 가지 있었는데, 구마모토라는 지역이 원래 화산이 많은 지역이라 화산재로 이루어진 경기장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연습을 하는 선수들과 관람객들의 폐 건강을 위해 외부의 황토를 전부 트럭으로 공수해 와 화산재 위에 덮어서 경기장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것도 처음부터 알았던 것은 아니고, 오랜 시간 선수들이 시합과 연습을 하며 호흡기 통증을 호소하자 엑스레이 촬영을 해보니 폐 색깔이 환상적(?)이었다는… 뭐 그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

아웃도어의 즐거움이 슬슬 지겨워질 즈음 되면 전일본 경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모토크로스 경기 일정은 토요일 예선전, 일요일 본선 순으로 진행됩니다. 토요일 예선전까지 합치면 모토크로스 선수의 총 주행 시간은 자그마치 2시간 30분 정도나 됩니다. 전력 질주해야 하는 모토크로스는 선수들의 체력과 기량을 우선으로 하는 시합이다 보니, 선수들의 개인적인 체력 관리 또한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지난번 센다이 세계 선수권 시합 때도 느꼈지만 동양권 선수들의 체력 저하는 눈으로도 쉽게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엔트리 넘버 982번을 달고 ‘YAMAHA JUBILO’ 소속인 ‘나리타 아키라’ 선수는 다시금 HRC HONDA 소속의 아츠다 선수와 경합을 벌이다가 코스 이탈로 아쉽게도 작년의 타이틀을 거머쥘 수가 없었습니다.

이번 유력 후보들은 스즈키에서 점차 배출되어가는 느낌이 들더군요. 참, 스즈키 하니 생각나는 사람을 봤는데, 예전에 일본에서 “슈퍼크로스” 경기를 개최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스즈키 웍스 라이더로 엄청 유명한 선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불의의 사고로 허리를 다치는 부상을 입고 하반신 마비라는 시련을 겪은 그 선수가, 이번 구마모토 시합에서 휠체어를 끌고 멋진 스즈키 로고가 번쩍이는 팀복 차림으로 나타났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어린 선수들과 국제급 선수들의 시합을 관람하는 모습에서 예전의 자신과 비교해 보기도 하겠지요.

모든 시합을 마치고 경기장에 사람들이 사라져 갈 때쯤 이런저런 사람들과 인사를 나눌 때, 작년의 “다카하마 류이치로” 국제급 선수가 “한국에 꼭 가고 싶습니다”라고 다시 한번 의지를 전해와서 저를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뭐, 이런 일들이 바로 국제 교류겠지요.

동행하며 같이 수고하신 분들과 함께 온천에 가서 깨끗이 몸을 씻고 저녁을 먹으며 다음을 기약하고 헤어져야만 했습니다. 저는 미에다 후미아키 씨의 댁에 머물며 다음 날 배편으로 한국에 돌아올 수 있었는데, 마지막 날 후미아키 씨의 따님 치히로의 유치원 버스 배웅을 해준 기억이 너무나 소중한 일본 구마모토 시합 관람의 추억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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